난 왜 김탁구를 이렇게도 싫어하는가...


원래 한국드라마를 보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미드나 일드도 별로 즐기지 않고요.

가끔 예능프로 보는 것 외에는 TV에 집중하는 일이 별로 없으니
김탁구를 싫어한다고 해서 별 문제될 건 없는데...

문제가 됩니다.

어머니가 김탁구를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요일 목요일에는 밤 열한시 십분까지 하이에나처럼
밤거리를 방황하고 다니곤 합니다. . .

집이 좁아서 어차피 TV소리를 피할 수 없는데다가,
방에 문닫고 엠피쓰리 크게 틀어놓고 있는 것도 피곤해서
밖으로 정처없이 떠돕니다.

근데 ...<처음부터>싫었던 김탁구가 날이 갈수록 인기가 올라가네요.
이 드라마의 어디가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 과정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래서 - 저는 거리조차 마음대로 방황하지 못하게 되어버렸죠.

버스에서 DMB로 소리높여서 이어폰도 없이 김탁구 보는 사람때문에 내린적도 있고,

만화방에서도 DMB 보는 커플 때문에 시간 때우기에 실패한 적이 있고,

단골 식당에서 아예 식당 TV로 김탁구를 틀어놓고 보는 바람에 밥먹다 나온적도 있습니다 =_=

(그리고 지금도 PC방에서 김탁구 본방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김탁구 인기 정말 뜨거워요...

저같이 싫어하는 사람은 아주 예민하게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_-

왜 김탁구가 싫은가.

간단히 요약하면 저는 '오해, 누명, 억울함, 엇갈림, 음모, 속임수, 출생의 비밀'
이 들어간 드라마를 거의 못봅니다.

그리고 김탁구는 이러한 요소가....다른 드라마보다 특별히 많은 건 아닌데...
하여간 맘편히 볼 수 없을 정도로는 충분히 들어가있죠.

초반부 볼 때는 '대체 이거 몇십년대 드라마야?' 하면서 황당하게 봤는데,
회를 거듭할 수록 그냥 황당한데서 그치지 않고 훌륭한 기승전결을 갖춘 우리나라식
잡초 드라마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이 드라마와는 운명적으로 적이 될 거 같다..라고 느껴버린 것입니다.

김탁구가 억울하게 고생하는 게 싫고 (비록 최후에는 정의가 이긴다 하더라도)
마준이의 출생의 비밀이 참 여러모로 갑갑하고 (애가 삐뚤어질만도 하지요)
그런데도 김탁구를 갈아마셔버리려는 마준이의 비겁한 행동이 보기 싫고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무장한 마준이 엄마가 보기 힘겹고
어릴적 소꿉친구와 엇갈리게 되는 탁구의 첫사랑의 운명이 안타깝고

........그토록 피하려고 했어도 대충 주워들은 내용들이 이 정도인데......

아무튼 김탁구에게 아무리 흥행의 요소가 많다해도... 제발 김탁구를 싫어하는 사람이
피할 공간은 좀 마련해줬으면(응?) 하는 심정입니다.

제 드라마 기피증은.... 뭐랄까. 싫어하는 드라마의 대사나 장면들이 칼날처럼
마음을 스치듯 느껴진다.... 정도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것도 병일까)

아무튼 이제 열한시 육분. 사분만 더있으면 김탁구 끝나니 이제 슬슬 집에 돌아가도 되겠군요...

부디 평안한 밤 되시길 -_- 김탁구와 전혀 상관없는 김탁구 포스팅이었습니다~

by 나름 | 2010/09/01 23:09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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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원심무형류 at 2010/09/02 07:16
어쩌면 작가들도 저 여러가지 들어간 드라마의 식상함을 중화시키기 위해 시대를 그때로 잡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Commented by 나름 at 2010/09/02 11:24
네... 시대가 확실히 신파극이 유행할 무렵이긴 한데...=_=;;; 아무튼 김탁구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드라마입니다. 동이나 김수로 (어머니가 보시는 다른 드라마) 정도는 어떻게든 참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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