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보고 감상을 나누고 싶은 마음...



-으로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고, 또 지금도 그렇습니다.

인터넷이나 PC통신이 없던 시절, 저는 언제나 '만화 좋아하는 애' '만화에 미친애'
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고, 몇몇 '초 히트 만화' (저희때는 여중, 여고시절에 신일숙,
강경옥,이미라샘 작품 정도는 반에서 돌아가며 봤을 정도로 대세였죠)를 제외하고

만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저는 굉장한 '전파계(지금 만화나 웹에서 전파계,라고 하는 의미와는 다를지도)'
사람이라서, 제가 즐겁게 본 것을 남에게 전파하고, 공유하고 싶어하는 타입이기에
더욱 어떤 종류의 소통을 많이 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화 마니아라면 (예전엔 덕후,라는 말대신 점잖게 마니아..정도라고 불러줬
는데 말이죠 ㅠㅠ ) 한번쯤 해봤을 것 같은 실수담을 들자면,

길을 가다가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이 "야, 그 XX란 만화 몇권까지 나왔지?"

라는 소릴 들으면 당장 "7권까지 나왔어요!"하고 냉큼 대답하는 일
도 ...종종..

그만큼 같은 만화를 보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두메산골에 산게 아니라..--;; 제가 원하는 정도로 만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거죠)

제가 처음으로 원없이 만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인가... 임원 수련회(각 학교의 임원을 맡고 있는 애들을
모아서 수련회나 친목도모회 같은 거)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도 당연히 만화책을 들고 갔었거든요....

당연히 그런 곳에 만화책 가지고 온 사람은 저 밖에 없었는데, 자유시간에는
꼭 만화를 보고 있는 저를 보고 같은 조 애가 '우리 학교에도 너같은 애 있는데,
(만화에 미친 애) 소개 시켜 줄까? 주소 알려주면 편지하라고 할께.'

라고 하더군요. 전 당연히 주소를 적어주었고- 수련회에서 돌아온 후 한두주
뒤에 놀랍게도 정말로 편지가 날아왔습니다.

그 애가 남자애였다면 순정만화의 도입부같은 설정...

만화가 그려진, 만화 지망생이라는 그 애는 자기반 친구에게 같은 동족(?)
을 소개받고 너무 반가웠다며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 이야기, 그린 그림 등을
보내주었고 저도 너무 기뻐하며 답장을 보내고- 그 편지는 3년 내내 이어졌습니다 ^^;

대학 들어가는 과정에서 그애와 저의 길이 갈리고(결국은 같은 학교 같은 학부에
들어갔죠. 완전히 우연이지만 참 놀라운 우연..-_-; ) 편지는 소원해졌지만,

그 무렵 PC통신이 생겨서 이제 더이상 만화인들은 장롱에 갖혀있지 않고(응?)
열심히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좋은 만화에 대해 소통을 나눌 무렵이었던지라
저도 딱히 더이상 그애와 편지를 주고받기보다, PC통신과 웹의 마력에 빠져들었습니다.

너무나 훌륭한 감상글들을 읽는 것이 즐거웠고,
제가 쓴 감상문에 달리는 의견들을 읽는것도 기뻤습니다.

한메일이 다음으로 바뀌고 처음 카페와 '칼럼'이라는 것이 생겼을 때,
어처구니 없는 만화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말 그대로 제멋대로 쓰는 이야기들을
읽어주는 분들이 생기고, 좀 더 친밀한 느낌의 소통도 신기하고 잊지못할
경험들이었습니다.

...추억담을 쓰려던 게 아닌데 그렇게 되어버렸네요..-_-; (당시 칼럼은 지금의 블로그
와 유사한 점이 많았던 듯.) -그 칼럼을 쓸 때도 모토가 '횡설수설, 제멋대로' 였으니..

아무튼 지금도 - 취향이 좁아지고, 세대가 바뀌는 걸 느끼고,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예전처럼 '만화에 미친 어른 여성' 티는 거의 나지 않지만 (속은 어떨지..;)

여전히 저는 소통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밸리를 꾸준히 들려서 글을 읽고ㅡ 쿠폰북처럼 얇은 만화 밸리라고 투덜투덜
불평도 하고 여전히 제멋대로인 글도 종종 써올리고 있습니다만..

가끔은 웹은 방대해졌는데, 저의 소통은 많이 줄어든 느낌이 듭니다.

...일단 일어를 모르니 원서의 소통이 불가능해...OTL

(일어를 배우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아는 만화가 점점 줄어들어...

...마이너 속성이 어디갈까...

...자꾸 줄어드는군요..

아무튼!! 저는 아마 만화를 보는 한 어디서든 소통을 원할 거 같습니다.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 본격 신세대 만화 마니아들의 소통을
흐뭇하게(....때론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도 많지만)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근데 문제는 같은 세대와도 소통이 안되..언어가..그놈의 언어가...

그래서 밸리에 좋은 만화에 대한 많은 감상이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꼭 감상이 아니라 정보라든가, 만화에 대한 뭐라도요.

......옛날 만화를 다시 꺼내보다가 다시금 감동을 받고 검색했는데 나오는 글이 없어서
절망했다! ....딱히 그래서 쓴 글은 결코 아니고요

그냥, 웹은 넓어지는데 제 송신 주파수 영역이 자꾸 좁아지는 것 같은 느낌에
끄적여봅니다. 밸리라는 건 소통의 공간, 맞겠죠? (아마)^^


ps. 요새도 무슨 만화 신간 나오면 한반의 절반 정도가 '야 그거 나왔냐? 나도 좀 보자'
며 달라드는 현상이 있나요? ^-^ 그립네요..

by 나름 | 2010/06/21 21:28 | 감상을 빙자한 잡상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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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요르다 at 2010/06/21 21:58
아마 원나블은 그럴 듯한데(...).
Commented by 나름 at 2010/06/21 22:04
한 1~2초 생각에 잠겼었습니다. 원나블...그렇군요.

근데 그건 남중남고에서만 그럴 것 같은!! (...^^)
Commented by 연꿈술사 at 2010/06/22 10:28
중고등학교 때는 그저 만화책은 빌려와주기만 해도 감지덕지였죠 ㅋㅋ

그러고보니 애들이 제일 열광했었던게 아이즈(누군가 빌려서...)
19금 표시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죠
아 참 남중이라서 그런가 ㅋㅋㅋ
Commented by 나름 at 2010/06/22 12:01
저는 그 작가님 작품은 전영소녀까진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지요. 아이즈..! 저는 1권보고 덮었으나 확실히 남중에서 열광할만한 작품일듯. (중학교는 남녀 공학을 다녔었거든요 ^^그게 아니라도 아이즈의 명성은 참...)
Commented at 2015/05/27 20:0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ray at 2015/05/27 20:10
이글루 가입이 안되어있어서 그냥썼더니 비밀글이 되었네요. 정작 제 글을 저도 볼수가없네. .ㅜㅜ 암튼 만나서ㅡ 글을 보게되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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